2007. 3. 26. 20:04ㆍ휴게실/좋은말, 글, 노래
책임만 지겠습니다
다나카 가쿠에이는 열다섯 살이 될 무렵, 상인이었던 아버지가 파산하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그러나 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 그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혼자 책을 뒤적여 가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 뒤 그는 나카토건 공업을 설립해서 일본의 거부가 되었으며, 대장성의 장관에까지 임명되었다.
하지만 그가 대장성 장관으로 취임할 당시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사람이 대장성 장관이라니…."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장관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이제껏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에 사람들은 불안해하기까지 했다.
특히 일본의 대장성은 동경 대학을 나온 수재들이 모여 있는 엘리트 관료 집단이었다. 이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던 대장성 직원들은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다나카가 자신들을 지휘하는 장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그들은 다나카를 얕보았으며 아무런 실력도 없는 그가 얼마 못 견디고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임식날 다나카는 짧은 연설로 대장성 직원들의 자만심을 무너뜨렸다. 식장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간결하고 정확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천하가 다 알아주는 수재들이고 나는 초등학교를 나온 사람입니다. 더구나 대장성 일에 대해서는 깜깜합니다. 그래서 제가 장관이 되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니 대장성 일은 여러분들이 하십시오. 나는 책임만 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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